공명 코딩: 미스카토닉 계산 과학 연구소를 방문한 연구원 세바스찬 아미티지의 회수된 일기에서
기록 1: 최초 관찰
내가 아캄에 도착한 지 3주가 지났지만, 비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이 비가 평범하지 않다고 하며, 뉴잉글랜드의 가을치고도 이례적이라 말했다. 이 회색의 장막은 마치 미스카토닉 연구소와 외부 세계를 가르는 경계처럼 느껴졌다.
나는 전통적인 컴퓨터 과학 원칙을 거스르면서도 놀라운 결과를 내어온 “공명 코딩"이라 불리는 프로그래밍 방법론을 연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내가 목격한 것은 혁신적인 기술과 비밀스러운 의식 사이를 오가는, 마치 금기된 의례와도 같은 낯선 행위였다.
지난 밤, 연구소에서 진행된 심야 코딩 세션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열두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각자의 기계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파란 빛에 비친 그들의 얼굴은 마치 시체처럼 창백해 보였다. 그들은 거의 동기화된 리듬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때때로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렸다.
“오늘 밤은 흐름이 살아있어.” 한 사람이 속삭였다. 아마도 첸이었을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올라가는 모니터의 스크롤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패턴이 스스로 드러나길 원하고 있어.”
다른 이들은 고개를 숙인채 끄덕였다. 그의 말에 호응한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황홀경을 느끼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도 문서를 참조하지 않았고, 전통적인 디버깅 방식도 쓰지 않았다. 누군가 문제에 부딪힌듯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
“억지로 밀어붙이지 마.” 첸이 말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둬.”
나는 페어 프로그래밍이나 해커톤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집단적 몰입 상태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들의 코드는 공유된 화면 위에 나타났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복잡한 구조가 점차 모습을 갖춰 나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면 비평이나 분석 없이 그 결과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내가 첸에게 한 재귀 함수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는 모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라며 그는 말했다. “때때로는 생각을 멈추고 그저… 흐름을 느껴야 할 때가 있죠.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줍니다. 우리 팀의 시스템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것보다 항상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어요.”
그는 투자자들을 위해 준비한 슬라이드 덱을 태블릿에 띄워 보였다. “이 벤치마크를 보세요. 우리의 시스템중 최고 성능을 내는 것은 모두 공명 코딩 세션에서 탄생했답니다. 연구소는 이 성과를 마케팅 자료로 널리 사용하고 있죠.”
나는 이해한 척 고개를 끄덕였으나, 설명할 수 없는 오한이 내 몸을 스쳤다. 냉각 시스템의 팬 소리도 그 미지의 리듬에 맞춰 공명하는 듯했다.